-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냉장고 과일을 방치하다 꺼내보면 이미 그 안에서 조용히 무너져 있습니다. 사올 때의 싱싱함은 흔적도 없고, 만지는 순간 손 안에서 물컹하게 흘러내립니다. 냉장고에서 보던 이 장면이 구병모의 소설 《파과》를 읽으면서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 소설은 바로 그 찰나, 부서지기 직전의 것들이 오히려 가장 강하게 빛나는 순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노화 서사 — 퇴물이 된 킬러가 건드리는 것들솔직히 이 소설을 처음 접했을 때, 65세 여성 청부 살인업자라는 설정이 얼마나 설득력 있게 굴러갈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습니다. 노인, 여성, 킬러. 이 세 단어를 한 인물에 붙이는 것 자체가 한국 소설에서는 거의 전례가 없는 시도입니다. 주인공 조각(爪角)은 40여 년간 '방역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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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8. 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