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카세트테이프가 무서울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 있으십니까? 저는 어렸을 때 자기 전에 영어 소설을 읽어주는 테이프를 틀어놓고 잠을 청하던 아이였습니다. 나른한 남자 성우의 목소리와 위잉 돌아가는 릴 소리가 백색소음이었고, 테이프 한 면이 끝날 때 탁 소리에 살짝 눈이 떠지던 기억도 생생합니다. 전건우 작가의 신작 『믹스테이프』를 읽으면서 그 기억이 제일 먼저 떠올랐습니다. 만약에 익숙한 그 탁 소리 직후에 낯선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면, 저는 그날 밤 절대로 잠들지 못했을 겁니다.카세트테이프라는 매체가 왜 공포가 되는가아날로그 매체가 공포 장치로 쓰인 사례는 꽤 있습니다. 그런데 『믹스테이프』가 특별한 건 카세트테이프 특유의 물성, 그러니까 A면과 B면이라는 양면 구조 자체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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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9. 21. 18: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