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라고 부르는 쪽이 실은 괴물이라면 어떻게 될까요. 리처드 매드슨의 1954년작 『나는 전설이다』를 다 읽었을 때, 제가 가장 먼저 느낀 건 공포가 아니라 당혹감이었습니다.흡혈귀 소설인데 진짜 무서운 건 따로 있었다학생 때 심리학 수업에서 직접 진행해 본 실험이 있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 발목 높이쯤에 보이지 않는 실이 있는 것처럼 발을 살짝 들어 넘기는 동작을 먼저 하면, 뒤따라 내리는 사람들이 영문도 모른 채 똑같이 발을 들어 넘기는지를 확인하는 거였습니다. 결과는 꽤 선명했습니다. 대다수가 따라 했고, 오히려 따라 하지 않은 사람이 어색해 보일 지경이었습니다.이 경험이 『나는 전설이다』를 읽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소설 속 주인공 로버트 네빌은 핵전쟁과 세균 전쟁 이후 인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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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9. 9. 18: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