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재난이 오면 살고 싶지 않을 것 같다고,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이왕 망할 거면 고통 없이 확 끝나버렸으면 좋겠다고. 그런데 막상 검은 구가 골목을 굴러오는 장면을 읽는데 손이 멈췄습니다. 김이환의 《절망의 구》는 2009년 멀티문학상 수상 이후 15년 만에 영국·미국에서 번역 출간되며 다시 주목받는 소설입니다. 그 이유를 읽고 나서야 이해했습니다.불안의 은유 — 검은 구는 왜 멈추지 않는가지름 2미터, 시속 4킬로미터. 사람이 걷는 속도보다 살짝 빠른 이 구는 절대 추적을 멈추지 않습니다. 빠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뿌리칠 수도 없습니다. 작가 김이환은 멀티문학상 수상 소감에서 "사람들이 무언가에 쫓기지만, 공포의 정체는 찾아내지 못하는 것 같았다"고 집필 동기를 밝혔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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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9. 29. 07: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