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밸런스 게임이 그렇게 무서운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친구들과 "평생 여름 vs 평생 겨울" 같은 말도 안 되는 선택지를 두고 웃고 떠들던 게 전부였으니까요. 그런데 김종일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밸런스 게임 지옥』을 읽고 나서, 그 가벼운 게임이 얼마나 잔인한 구조를 품고 있는지 새삼 실감했습니다.선택의 딜레마 — "두 가지 밖에 없다"는 게 왜 지옥인가저는 MBTI에서 N 성향 친구들이 모이면 밸런스 게임을 정말 진지하게 파고드는 편이었습니다. "30살에 죽기 vs 30000살까지 살기" 같은 황당한 선택지도 나름의 논리를 붙여가며 한참동안 토론하곤 했죠. 그런데 그럴 때마다 꼭 한 명씩은 "그런 일은 안 생겨"라고 흥을 깨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말이 맞..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가해자가 된다는 상상을 해본 적 있으십니까? 저는 장롱면허 소지자입니다. 서울 도심에서 핸들을 잡지 못하는 이유가 단순히 겁쟁이라서가 아니라, 내가 누군가를 치게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 때문입니다. 정해연 작가의 소설 『드라이브』는 그 공포를 정면으로 다룹니다. 70대 노인 운전자의 차량에 10대 소녀가 목숨을 잃는 사고. 피해자 가족과 가해자 가족, 양쪽 모두의 일상이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서늘할 만큼 세밀하게 그려낸 소설입니다.고령 운전자 사고, 예외적 사건이 아닙니다일반적으로 교통사고는 '젊은 난폭 운전자'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찾아본 통계는 꽤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교통사고 사망자 4명 중 1명이 고령 운전자가 낸..
